고급차 혼유사고로 말썽(본보 5일자)을 빚고 있는 이천신용협동조합(이천신협)이 상환된 수십억원대 대출금을 신용정보상 채무상태로 그대로 방치, 멀쩡한 고객을 다중신용불량자로 전락시킨 금융사고를 유발했다.

신협은 그러나 수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신용회복 조치나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손실보존 등을 제대로 해주지 않고 있다.

5일 이천신협과 고객 K씨(51ㆍ이천시 창전동)에 따르면 K씨는 지난 2007년 2월 이천신협으로부터 13억9천만원을 담보 대출받아 2년 후인 지난 2009년 4월 전액 상환했다. 하지만 신협은 자체 대출장 등 전산망에만 상환처리를 한 채 은행연합회 자료에는 채무 대출건을 삭제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했다.

이런 사실은 K씨가 지난해 10월 타 금융기관과의 대출건을 문의하는 과정에서 밝혀졌다.
K씨는 이에 따라 지난 5년 동안 신용정보상 14억원대 채무가 남아 있게 되면서 다중채무자로 분류돼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불이익을 받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제2금융권 중심의 상시 대출금이 30억원대에 이른 K씨는 신용등급하락에 따른 이자 혜택상실로 5년 동안 부담해 온 금융비용이 상당액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게다가 지난해 11월 만기된 신용카드 조차 재발급 되지 않은 등 신용낙인자로 분류돼 있는 상태다.

이런 가운데 신협측은 K씨의 타 대출건에 대해 5%대 우대금리를 적용했으나 이 또한 은행권(4.2%)보다 높은 것으로 확인돼 반발만 부채질하고 있다.

고객 K씨는 “23년 동안 신협 고객으로 수십억원대의 대출금을 이용하고 있는데 이런 일을 당해 당황스럽다”면서 “단순 전산입력 누락에 따른 실수였는지 아니면 고의로 누락, 그 돈이 다른 용도로 사용되었는지 금융당국의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신협측 관계자는 “이 상품은 한도거래대출상품으로 일반상품과는 달리 은행연합회 자료삭제를 거쳐야 했다”면서 “하지만 신협망에만 이를 처리하고 은행연합회 자료는 삭제하지 않아 문제가 발생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