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는 개정된 정신건강 복지법에 의한 시행령을 5월에 발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정신보건전문가와 당사자 그리고 가족들은 우려와 기대가 교차되고 있다.

또한 2016년 9월 정신병원 강제입원이 헌법재판소에 의해 불일치판정이 나면서 강제입원문제에 대한 보건복지부의 정책적 대응은 속도를 높이고 있다.

개정된 정신보건법에 의하면 정신질환에 대한 입원절차가 매우 까다로워지면서 적절한 치료가 지연될 수 있는 문제, 아무런 준비도 없이 지역사회로 퇴원해야 하는 환자가 많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일각에서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한쪽으로는 일반 장애인 복지영역에서 소외되었던 정신장애인 복지수준이 이번기회에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표현하고 있기도 하다.

정신장애인, 가족, 의료인, 전문가 등 조금씩 다른 입장으로 법 개정과 시행령에 주목하고 있다. 
개정된 정신보건법이 우리사회에 어떤 변화를 가져다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이와 별개로 우리라는 지역사회 공동체 안에서 정신질환자에 대한 시선은 얼마나 변하고 있을까? 아님 비슷한 수준인 것일까? 하는 의문을 가져본다.

 20년간 조현병을 앓고 있는 A씨는 혼잣말을 하며 찡그린 얼굴표정으로 삿대질을 하는 등 이상행동을 보여 동네주민들이 불안하다고 하며 민원을 제기했던 일이 있었다.

또한 모 지역의 아파트 주민들이 이상한 소리를 내는 B씨 때문에 정신적 피해를 많이 보고 있다며 집단민원을 제기하는 등 의 일들은 지역사회에서 간혹 발생하고 있는 일들이다.

이런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신질환자를 정신병원에 입원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뭔가 위험하고 안전하지 않다는 불안감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접할 때 필자는 과연 우리사회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우리의 이웃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일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또 한편으로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 의한 피해가 그렇게 심각한 것일까? 병원에 입원시키는게 정답일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A씨는 입원치료와 꾸준한 약물복용을 통해 부분적으로 호전되었고 조현병이 의심되었던 아파트 주민 B씨도 증상이 완전히 좋아지지는 않았지만 문제행동이 감소되어 그럭저럭 지내고 있다.

이들은 그 외에도 어려운 상황들이 있었지만 여전히 그들이 원래 살았던 지역사회에서 유일한 이용시설인 정신건강증진센터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실제로 정신질환에 의한 민원건수는 전체상담 실적의 0.1%수준으로 미미하고 그리 흔하게 일어나는 일도 아닌 것이다.

 대부분의 정신장애인과 가족들은 정신질환으로 진단받고 약을 먹어야 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엄청난 심적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병이 있다는 사실을 아무에게나 편하게 터놓고 이야기할 수 없기에 답답한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냥 그렇게 아픈 사람들인 것이다

법이 바뀌면서 매우 까다로운 입원절차로 병원이 아닌 지역사회로 나오는 정신질환자가 많아진다고 가정할 경우 더 많은 정책적 지원과 노력은 당연히 지역사회로 집중되어야 할 것이다.

병원에 장기입원 되었던 정신장애인들은 나이들고 사회적 기능이 떨어지는데 보호자들의 보호기능은 매우 열악해지고 있다. 퇴원해서 갈 곳도 없고 이용할 곳도 마땅하지 않으면 어디로 가야 할 것인가? 지역사회에서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법과 제도의 변화를 통해 뭔가 변화가 있을 것이다. 변화의 바람이 미풍이 될지 거센 폭풍이 될지는 예측할 수 없을 것이다.

여러가지 사회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정신장애인들에 대한 시선의 변화와 성숙한 시민의식의 성장은 지속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법과 제도의 변화보다 더 앞서가는 인식변화의 소중함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