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년간 지역구에서 활동한 현역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고, 새누리당 비례대표 의원이 이천으로 지역구를 옮겨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바라보는 다수의 정치신인들의 시선은 곱지가 않다.

40여일 남은 국회의원 총선거 각 당의 후보자 등록이 시작되면서 이천정가 정치 신인들도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들어갔다.

하지만 여야 모두 상향(上向)식 공천을 하겠다면서 신인들의 선거운동을 묶는 제도는 그대로 두고 현역 의원들의 기득권에는 손도 대지 않았다.

신인들은 손발이 묶여 있는데 현역 의원들은 자유롭게 선거운동을 벌이는 불공정 게임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천 정치 신인들 사이에서는 “100m 달리기를 하는데 현역은 50m 앞에서 달리는 격” “현역에 의한, 현역을 위한 총선이 될 판” 등의 비판이 터져 나온다.

두 당 모두 자당(自黨) 경선에 참여하려는 신인들에게 당원 명부를 제공하지 않는다.
현역 의원들은 시·도당에 요청하면 언제든 당원 명부를 받을 수 있다.

이천 예비 후보로 등록한 신인 A씨는 “신인은 시험 범위도 모르고 시험을 쳐야 하는 꼴”이라며 “알음알음으로 지인을 통해 당원들과 접촉하고 있지만, 한계를 느낀다”고 했다.

▲ 정치 신인, 현역 의원 선거운동 비교표

선거 공보물을 통한 이름 알리기에도 차별이 존재한다.
현행 선거법은 예비 후보가 선거 공보물을 발송할 수 있는 대상을 '전체 유권자의 10%'로 제한하고 있다.

반면 현역 의원들은 '의정 보고서' 형태로 지역 유권자들에게 제한 없이 홍보를 할 수 있다.
현역 의원인 A의원은 “지난 4년 활동한 내용을 담은 의정 보고서를 연말에만 두 차례 지역에 돌렸다”고 했다.

후원금 한도는 갑절이 차이 난다. 선거법상 예비 후보자 등록 시점부터 선거일까지 예비 후보자가 모을 수 있는 한도액은 1억5천만원이다. 하지만 현역 의원은 3억원까지 모금이 가능하다.

또 정치신인은 선거활동뿐만 아니라 경제적 측면에서도 현역 의원에게 불리한 구조다.
정치신인은 이들 선거사무 관계자의 인건비를 부담해야 하지만 현역 의원은 국회 보좌진을 활용할 수 있다.

4명의 인건비를 부담하는 정치신인에 비해 현역 의원에게는 공무원으로 월급을 받고 있는 정식 보좌진 7명에 인턴 2명을 쓸 수 있다.
이들은 의원 개인이 아니라 국회에 소속된 공무원이지만 선거철이면 의원들의 선거운동에 투입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민은 “현행법이 모두 현역의원에게 유리하게 짜여있다”며 “정부에서 늘 공명선거의 말이 무색할 정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A의원은 최근 이천시민들로 새로 보좌관을 구성해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며 “어떤 예비후보는 본인 돈으로 선거사무 관계자를 활용하는 반면 현역의원은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을 주는 ‘보좌진’을 쓰는 것은 현행법상 불합리한 처사”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