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쌀 등급 따라 분리 필요…관내 식당 등 이천쌀 사용 의무화해야

정부가 FAT 타결로 쌀 의무 수입량이 증가하고 젊은 세대들의 소비량이 감소하며 쌀농사를 짓는 농민과 농협이 직격탄을 맞고 있지만 뾰족한 대응책이 없어 농업자체가 위기를 맞고 있다.

이러한 농촌현실을 반영한 위기감과 전국적으로 쌀 판매량이 감소한 가운데 이천시에서 생산, 판매하는 임금님표 이천쌀 판매촉진을 위해 새로운 방안들이 제시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 다수의 농협, 농민 관계자들은 “농업이 무너지면 세상이 무너진다”며 “이천시와 농협, 농민과 시민이 하나가 되어 이천쌀 소비에 앞장서야하면 이를 위해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한 뒤 이천쌀 소비촉진에 대해 이천시 전체가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런 이유에는 매년 반복되는 대풍에 농협 창고마다 쌀은 넘쳐나지만, 매년 수요가 줄어드는 쌀 소비에 대해 매년 지역 농협들이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의 적자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일부 지역농협들은 적자폭을 줄이기 위해 수확철이 가까워지자 묵은 쌀들을 대형마트와 인터넷을 통해 기존 20kg을 6만원대 판매하던 이천쌀을 4만원대로 덤핑 판매하자 판매가 위축된 다른 지역농협도 도미노현상처럼 덤핑 판매했다.

이렇다 보니깐 이천 관내 농협들은 전국 최고의 브랜드가치를 인정받는 ‘임금님표 이천쌀’의 2015년산 추곡수매가격이 하락시켰다.
지난해 10개 지역농협 조합장 운영협의회는 격론 끝에 2015년산 추청벼(조곡 40㎏당)를 6만4천원, 조생종(햅쌀)인 고시히까리는 6만5천원으로 수매가격을 결정했다.
 
이는 2014년 추청의 경우 6만7천에서 3천원, 조생종 고시히까리는 7만2천원에서 7천원이 하락한 셈이다. 농협들의 이천쌀 판매 적자폭을 줄이자는 이유로 해석된다.

또 농협이 이처럼 위기를 맞는 것은 과거 경제사업에서 적자를 보더라도 금리가 높은 신용사업에서 어느 정도 메꿀수 있었지만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농촌의 고령화 등이 가속되며 돈을 빌려가는 사람마저 줄어들고 있어 앞돌이건 뒤돌이건 빼서 맞출 수 있는 능력에 한계점에 다다랐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농협인은 “특별한 활로나 판매처를 확보하지 않은 이상 전국 농협 모두가 똑같은 상황일 것”이라며 “그동안 보조금 등에 의지한 농업과 농협이 수입물량 증가와 쌀 소비 감소 등으로 취약성이 일시에 드러났으며, 과거 밀이나 목화처럼 어느 순간 사라지지 않으려면 농업의 규모화와 이에 따른 자구개혁 노력이 없이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농업인 관계자는 “농협에서 3등급으로 차등 수매한 쌀에 대해 1등급은 일반 판매용, 2등급은 관내 식당, 3등급은 떡집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며 “이런 시스템 도입과 동시에 지역 내 식당이 임금님표 이천쌀을 쓸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고 임금님표 이천쌀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시민들이 동참해 불매운동을 전개하자”고 제안했다.

이천쌀 판매부진은 오늘내일 일만은 아니다. 그리고 이천쌀의 미래는 한국쌀의 미래에 포함된다. 포함될 뿐만 아니라 전국 최고 쌀이라는 그 상징성으로 인해 한국쌀의 미래를 견인해야할 책무까지 떠안고 있는 셈이다.

값싼 중국산 식품에 점령당하고 있는 우리의 식탁에서 쌀이라고 언제까지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정부는 이런저런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결국은 쌀값을 시장 기능에 맡긴 상태에서 점차적인 인하가 진행돼 수입쌀과의 가격 차이가 줄어들기를 바라고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

휴경제(休耕制), 직불제, 농지은행제, 전업농 유도 같은 대책은 농민들의 소득을 보전해주고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이지만, 무엇보다 정부가 내심 기대하고 있는 것은 자연스런 농촌의 구조조정으로 보인다.

“평당 10만원이 넘는 논에서 쌀농사를 지어 타산을 맞춘다는 건 계산부터가 잘못된 일이지요. 기업농이 아닌 다음엔 어디 공장에라도 일을 나가야지 농사만 지어 갖곤 애들 학교도 못 보내요. 우리도 자식들 다밖에 나가 살고 있어 내외가 입에 풀칠만 하면 되니까 억지로 농사를 짓지만 우리 죽은 뒤엔 어려울 거예요” 이천농업에 종사는 농민에 말이다.

이천도 ‘임금님표 이천쌀’ 이라는 브랜드만 믿고 안주할 때가 아니다. 이천농업이 망하고 나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다’라는 말에 앞서 대책이 필요한 부문이다.
이천시, 농협, 농민 등 이천시민 전체가 앞으로의 ‘이천쌀’에 대해 고민하고 이천시에 사는 이천시민들이 자부심을 갖고 이천쌀을 먹게 무단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