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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독자 기고) 우리는 오스카에 열광할 수 있을까
곽지현 동국대학교 영어영문학과  |  kjihhyun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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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5.17  15:4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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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영어영문학과 곽지현

넷플릭스 드라마 「오 할리우드」는 1940년대를 배경으로 유색인종이 쓴 각본과 감독 그리고 흑인 여성이 주연인 영화 ‘멕’을 통해 ‘드림 랜드’ 라고 불리는 할리우드의 이면에 대해 보여주고 있다.

드라마 곳곳에서는 영화가 ‘백인들의 것’이라는 대사가 종종 나오는데 할리우드는 철저한 백인주의가 만연한 현실을 나타냈고 실제 현실과 비교해보면, 문화계 인종차별은 수십 년이 지난 현대에도 완벽하게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오스카와 같은 유명한 영화 시상식에서 백인이 아닌 타인종이 상을 받는 모습을 보기 어려웠지만 이런 할리우드의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고 있는 것을 몸소 느낀 두 해가 있다.

2019년 영화 「기생충」은 영어가 아닌 언어 최초로 3관왕을 거머쥐었으며, 두해 뒤 윤여정 배우는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백인들의 축제에서 아시아인들이 자리를 넓히고 있는 모습을 보고 영화를 좋아하는 것과 별개로 많은 사람들이 열광했고 여러 매체에서는 오스카 수상에 대한 이야기로 떠들썩했다.

드라마 「오 할리우드」속 인물들이 오스카에서 상을 받은 것과, 현실에서 타 인종이 수십 년 동안 백인들과 투쟁하고 노력한 끝에 그들의 능력과 작품성을 인정받은 것은 마땅히 박수쳐 줄 일이다.
하지만 미국 NBC방송 아세안 아메리카와 인터뷰에서 윤여정 배우는 할리우드를 동경하지 않는다고 말해 세계적으로 이슈가 된 적 있다.

그녀는 ‘내가 할리우드를 동경하기 때문에 할리우드 작품을 할 거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한다.’라는 의미로 말했지만 「오 할리우드」 한 시즌을 다 보면 이는 조금은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40년대부터 지금까지 할리우드는 연기력이 좋아도 타 인종에게는 배역을 주지 않았으며, 시상식 후보임에도 참석하지 못하게 막았다.

2020년 오스카 심사위원인 스티븐 킹은 여전히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고, 매년 시상식을 할 때마다 소셜 미디어에는 ‘#OscarsSoWhite’라는 해시태그가 올라오며 시위를 벌이기도 한다.

‘마블 스튜디오’에서는 2018년 처음으로 흑인이 주연인 「블랙펜서」를 제작했고, 2020년 디즈니 영화「뮬란」은 고대 중국이 배경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인물들이 영어로 대화를 하며, 역사고증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았다.

엔딩 크레딧에는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 감사를 표시하는 내용도 담겨있어 아시아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않은 채 영화를 제작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무례한 행동을 하며 백인들만의 축제를 벌인 오스카에서 후보에 오르기 위해, 혹은 상을 받기 위해 제대로 존중을 받지 못한 곳에서 보이지 않은 투쟁이 꼭 필요할까 라는 의구심을 들게 한다.

물론, 세계적으로 대중성이 높은 오스카에서 동양인이 수상을 하는 것은 여전히 곳곳에서 수없이 발생하는 유색인 차별을 해소하는 데 분명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하지만 할리우드와 오스카는 그저 1차 대전에 중립국이었던 미국이 뒤늦게 전쟁에 참여하게 되면서 다른 국가보다 영화예술분야에 있어 발전을 빨리 한 것일 뿐, 다른 국가의 영화보다 결코 상위문화가 아니다.

‘드림랜드’를 쫓기 바빴던 우리는 오히려 엉뚱한 곳에서 쫓고 있으며 동양인을 차별하고 기회조차 앗아간 곳에서 상을 받았다고 좋아하는 것은 되려 모순적일 수도 있다.

황금색 트로피와 ‘오스카 수상’이라는 타이틀에 눈이 멀어 그들이 저지른 만행을 잊지 않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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