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규 이천시노인종합복지회관 관장    

일반적으로 복지국가는 국민들의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기 위하여 소득보장, 의료보장, 교육보장 및 주택보장에 관심을 갖는다.  이 중 국민들의 주택문제를 복지정책의 일환으로 다루고자 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주거복지정책’으로 불리고 있다. 

그런데 사회복지분야에서 요즈음 주거복지정책을 주요 문제로 생각하고 논문을 발표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왜냐하면 우리나라는 그동안 지속적인 공급확대 정책으로 주택보급률이 2008년 이후 100%를 상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의 자료를 보면 2012년에 우리나라 주택보급률은 전국이 102.7%이며, 인구밀도가 높은 수도권중 서울(97.3%)과 경기도(99.3%)를 제외하고는 전국 광역시·도의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서고 있다.  이천시의 경우 68,755호로 보급률 104.4%(2014.1월 기준)로 높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제한된 정책대상 집단인 저소득층의 주거문제 해소를 위한 공공임대주택 건설과 현물 보조정책, 그리고 주택 임차료보조제도와 같은 정책은 여전히 우리나라에서 매우 유용하고 필요한 주거복지정책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지난 2012년 1월 26일 개정된 ‘주택법’에서 어려운 경제여건과 주택 전·월세가격 급등으로 인한 서민들의 주거불안을 해소하기 위하여 주택임차료 보조제도의 실시근거를 마련하여 저소득 무주택 임차인에게 주택 임차료를 현금으로 보조할 수 있는 ‘주택임차료보조제도’를 도입하였는데, 이것이 그러한 정책중 하나이다.  이것은 일종의 주택바우처제도로서 2014년 신규 사업으로 저소득층 임차료를 보조하고, 주택개보수 등을 지원하기 위해 296억 원을 신설하였다. 

그러나 그 정책을 지속적이고 일관되게 추진할 수 있는 시행령은 아직 마련되지 못한 실정이다.  법에 의하면 시행일을 2014.10.1.로 정하고 있어 아직 규정마련을 위한 시간은 있지만 많은 시간이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들어 국제금융기구인 IMF(국제통화기금)에서 특이하게 우리나라 임대주택제도인 전세 제도가 금융회사의 구조적인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는 보도를 보았는데, 아마도 500조가 넘는 한국의 전세금이 ‘사금융(私金融)’의 성격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고, 전세금이 집값에 비해 지나치게 올라 금융시스템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 

 IMF는 이것을 해소하기 위해서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있는데, 나는 이런 의미에서도 사금융의 성격이 아닌 공적부분의 안정화된 주택임차보조제도가 금융 불안을 해소하는 한 가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주택바우처제도가 공정하고 실효성 있는 정책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현행 법률 조항만으로는 어려움이 있으며, 하위 법령의 입법과정에서 정책지원대상 설정, 주택정책 수단 간의 효율성 검토, 임차료보조제도를 위한 행정체계 구축, 주택바우처 관련 부정행위자에 대한 규제방안, 임차료 보조 제도를 통한 정책효과성 검증, 주택임차료 지원으로 인한 시장 임대료 상승 및 임대주택 공급확대 방안 등이 사전에 충분히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국민들의 관심이 더욱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