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 “조합 구성 소규모 단지 개발” “아울렛 입점 희망” 양분
조 시장 “상인들과 같은 의견이면 아울렛 책임자에게 협조요청”
패션물류 “상생을 위한 방법이라면 언제든지 상의할 수 있다”
    
이천시의회 김학원 의원이 오는 12월 개장 예정인 마장 패션물류단지 건립과 관련, 중앙통 상권의 붕괴를 우려하며 계획 초기부터 반대 입장을 표명해 온 중앙통 상인들과 아울렛 간 상생 대안을 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김학원 의원은 지난 5일 제153차 이천시의회 제1차 본회의에서 5분 발언을 통해 “이천시는 지역 상권 보호를 위해 중앙통 상인들과 패션 아울렛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서 추진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김 의원은 “이천시와 조병돈 시장이 ‘중앙통 상권과 중복되는 브랜드는 아울렛에 입점을 차단하겠다는 조건으로 패션물류단지에 대한 착공 인·허가를 내주고 이행확약서까지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히고 “롯데프리미엄아울렛 측에서도 이러한 내용을 100% 이행할지 불투명한 상태에서 중복 브랜드 입점을 제한하는 장치 외에 더 현실적으로 중앙통 상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복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김 의원은 “아울렛과 중복된 브랜드를 운영하는 중앙통의 점주들이 아울렛에 입점해 영업을 할 수 있게 하는 것과 그 외 중복 브랜드가 아닌 브랜드를 운영하는 수십명의 상인들이  아울렛 단지 내 부지를 일부 매입해 여주의 ‘375st 아울렛’처럼 운영하는 방법 등 상인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보다 현실적인 방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현재 롯데프리미엄아울렛이 개장한 김해점에는 230여개, 파주점에는 210여개의 브랜드가 입점해 있으며, 이천의 경우도 이와 동일한 브랜드가 입점할 경우 중앙통 상권 브랜드와 상당수 중복될 수밖에 없다.

또한 롯데측이 중복 브랜드는 입점하지 않겠다는 ‘이행확약서’를 어길 경우 치러야할 위약금 10억원은 대기업의 입장에서 그리 큰 금액이 아니기 때문에 확실한 대안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에 조병돈 시장은 “김학원 의원의 제안이 중앙통 상인들과 같은 의견이고, 또 이를 중앙통 상인회 책임자와 함께 피력해 준다면 패션아울렛 관련 책임자에게 그 뜻을 전하고 협조를 요청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천 상인회 측 일부는 여주군의 ‘375st 아울렛’처럼 운영하는 방법에 찬성한다는 입장과 (가칭)이천롯데프리미엄아울렛 이천지역중복브랜드 입점 대책위원회 측은 롯데프리미엄아울렛 입점을 희망하는 상태다.

상인회 조철현 회장은 “롯데프리미엄아울렛 입점은 브랜드 직영이기 때문에 수수료 매장은 자칫 중앙통 상권의 붕괴도 가져올 수 있다”며 “중앙통 뿐만 아니라 이천시 희망하는 상인들이 조합을 구성해 아울렛 인근 일부 부지를 매입, 소규모 단지를 조성할 수 있는 방안이 이천시 원 도심상권도 유지하고 상인들도 살리는 길”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천의 상황과는 조금 다르지만 인근 여주 아울렛 단지는 지난 2010년 11월 문을 연 ‘375st 아울렛’의 가세로 해외 명품부터 국내 여성복, 아웃도어, 영캐주얼까지 저렴한 옷을 사려는 아울렛 쇼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375st 아울렛’의 110여개 매장과 신세계첼시의 140여개를 더해 250여개 매장에 달한다. 단일 아울렛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로 성장하고 있으며, 여주 아울렛 단지는 대형 유통업체와 중소 상인들의 ‘상생 모델’로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패션유통물류주식회사 한창우 공동대표는 “패션아울렛 건립 초기부터 이천시민, 상인들과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이라면 언제든지 논의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한국패션유통물류주식회사도 이천의 한 기업으로써 언제든지 이천시와 함께 상생할 것”이라며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오랜 기간 끌어온 패션아울렛과 상인회 간의 팽팽한 대립이 김학원 의원의 대안 제시로 대형 유통점포 고객들이 주변 상가까지 돌아보는 ‘스필오버효과’의 상생을 이끌어낼지 향후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