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쌀을 쓰기에는 원가부분에서 맞지 않는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 일부 사용할 수도 있다”
이천에서 크고 작은 행사가 수없이 치러지고 있는 미란다 호텔 관계자의 말이다.

이천은 인구 20만이 넘는 중소도시지만 연회를 치루고 행사를 진행 할 만한 곳이 그리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보니 이천시나 많은 단체들이 행사와 모임들을 하나밖에 없는 미란다호텔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사실이고 연회도 이루어진다.

그러나 문제는 이천은 쌀의 고장이라고는 하지만 그 연회장 어디에도 이천쌀로 만든 밥은 없다는 것이다.

지난 24일 경기도축구협회 회장으로 취임하는 이석재 회장은 사무실이 있는 수원이 아닌 지역에 있는 미란다호텔 연회장에서 취임식을 가졌다.

이날 참석자들의 대부분은 경기도 31개 시군관계자와 대한축구협회 이사 등 전국 축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날 조병돈 시장과 이광희 시의회 의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천지역을 알리고자 이천의 발전상과 이천의 쌀, 복숭아, 온천 등의 특산물의 우수성을 소개했다.

그리고 이광희 의장은 “여러 지역에서 오신 만큼 이천에 맛있는 이천쌀밥을 많이 드시고 돌아가셔서 많은 소개를 해달라”고 말했다.

그리고 식사시간이 됐고 일부 주변에서 웅성거렸다. “이게 이천쌀이냐?”라는 말들이다.

실제 미란다 호텔 연회에는 이천쌀을 쓰고 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방금 단체장의 말과 볼 때 참으로 모순된 것이다.

즉, 시장을 비롯한 단체장들은 이천에서 행사를 할 때 이천쌀의 우수성과 맛을 말하지만 정작 행사장에는 이천쌀밥은 없는 것이다.

또 예전 외국의 시장이 이천 유네스코 교류를 위해 이천을 방문했다. 이때도 이천시는 환영식과 함께 1인당 10만원이 넘는 코스요리를 대접하는 과정에도 이천쌀이 아닌 타 지역 쌀로 만든 밥을 대접해 이천시 관계자들을 당혹케 했다.

이를 두고 많은 단체장들은 “불매 운동을 벌이더라도 이천행사 만큼은 이천쌀을 사용하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나 마땅한 연회장이 없다보니 울며 겨자 먹기로 이런 관행처럼 이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지역에 한 단체장은 “분명히 시 차원에서 대책을 강구해야 할 문제다”며 “지역 유지들이 참석하는 원목회의 경우도 미란다호텔 연회장에 모여 ‘지역 농산물 소비를 위해 이천쌀을 먹자’고 외치다가 막상 식사는 호텔 측에서 주는 타 지역 밥을 먹는 것이 참으로 우스운 일이며 수치”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앞으로 이천이 발전하고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려면 최소한 다중이용시설에서는 지역 내 농산물 소비를 할 수 있는 제도적 역할이 필요하다”는 말했다.

그렇다고 비단 이곳 미란다 호텔만의 문제는 아니다. 이천은 쌀 외에도 온천과 겨울이면 스키 마니아들로 휴일에는 많은 도시 관광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그러나 관광객들이 많이 모이는 테르메덴, 지산스키장 등에서 이천쌀밥은 판매되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이천시가 앞으로 문화 관광도시로 거듭나 기위해 이 같은 문제보안을 어떤 식으로 풀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