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명제 이천정신보건센터 팀장

얼마전 충격적인 강남역 묻지마 살인이 정신질환자에 의한 범죄라는 사실을 통해 우리사회에 정신질환자에게 보내는 시선이 매우 곱지 않다.

이와 관련 이천시에서도 경찰서가 주최하여 이천시 여성치안대책에 대한 회의가 개최되기도 하였다.
이천시 여성치안 안전대책의 일환으로 정신질환자 관리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었으며 행정입원이라는 단어가 언급되었다.

행정입원이란 정신질환으로 인해 타인에게 위해를 가할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 경찰이 72시간의 범위에서 정신과전문의 진단하에 입원치료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정신보건법 제 25조에 명시되어 있다.

현행법상 규정되어 있어 합법적인 방법이나 인권침해의 소지가 있어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이렇듯 정신질환관리에 대해 치료와 재활의 범주가 아닌 범죄와 연관되어 논의의 대상이 된다는 사실이 매우 당혹스러운 느낌이다.

범죄를 저지를 확률은 비장애인보다 매우 낮다는 사실은 통계적으로 밝혀졌다. 그럼에도 이미 많은 사람들이 정신질환과 범죄를 연관시켜 생각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이에 정신장애인과 가족들은 많은 우려와 불안감을 표현하고 있다.

정신질환을 진단받고 치료를 받았지만 사회적응에 어려움이 있는 정신장애인과 가족들은
이천시 정신건강증진센터에 약 270명 등록하여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다.
특별히 위험성이 높다고 볼 수 없는 그저 평범한 우리 이웃의 한 사람일 뿐이다.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정신질환이 있어 대부분 평생 약을 먹으면서 지내야 한다는 점이다.
이천시 정신건강증진센터에서 지역별 담당자가 배치되어 직접 찾아가서 정신장애인들의 질병관리, 약물관리 등에 대한 도움을 드리고 있다.

한 담당자가 약 70명에서 80명을 관리하고 있어 선진국(한명당 30~40명)에 비해 아직은 매우 열악한 수준에 있다. 그럼에도 정신장애인, 가족, 그리고 센터 담당자들은 오늘도 열심히 재활을 위해 발로 뛰며 고군분투하고 있다.

또한 약 70명은 취업을 하여 어엿한 직장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매월 1회 『칠전팔기』라는 이름의 자조모임을 갖기도 한다. 취업한 정신장애인 회원들은 정기적 모임을 가지며 취업정보도 공유하고 단체활동을 하며 스트레스도 해소하며 취업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정신장애인 가족협회도 결성되어 있다. 더 이상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자녀의 문제를 숨기지 않고 같은 문제를 갖고 있는 가족들과 정기적 모임과 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이천시를 떠나 경기도 지역 모임과 연대하여 정기적인 옹호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정신장애인 당사자 그리고 가족들은 조금씩 그들의 목소리를 사회에 던지고 있다.
다양한 사람들이 공존하며 사는 세상, 그중의 하나로서 이제 조금씩 표현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그들이 더 당당해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정신장애인과 가족들이 우리사회의 왜곡된 시선으로 인해 더 이상 위축되거나 소외되지
않도록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정신장애인과 가족들이 지역사회에서 편안히 살아갈 수 있다면 진정한 의미의 안전하고 행복한 이천시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