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천시사회복지사협회 회장 최경규

2012년의 가을이 무르익어가고 있다.  이제 가을의 절정인 10월 중순을 달려간다.  10월을 보내면서 이천시사회복지사협회장으로서 조금은 아쉬움을 가지며 이제는 새로운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되어 지면을 통해서나마 시민과 함께 생각해볼 화두를 던지고자 한다.

지난 9월 7일은 우리 이천시에서도 행사가 있었지만, 사회복지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라면 꼭 기억해야하는 ‘제13회 사회복지의 날’이었다. 이날은 바로 우리나라에서 사회복지의 큰 전환점이라고 할 수 있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제정된 날을 기념하는 것과 동시에, 국가가 국민에게 사회복지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고 사회복지사업 종사자의 활동을 장려하기 위한 목적으로 정해진 기념일이다.

사회복지사업 종사자의 활동을 장려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사회복지 종사자들이 편안하고 안정된 상황에서 목적한 바를 잘 시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의미라고 생각된다.  그런 의미에서 좀 더 폭넓게 사회복지종사의 인권 또는 처우개선의 흐름에서 이해해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사회복지의 가장 큰 가치중에 하나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인권이다. 그런데 그동안 사회복지영역에서는 클라이언트의 인권이 특히 강조되어 왔었다. 물론 클라이언트의 인권은 너무나도 당연하고 중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제 그 중요성만큼 그동안 우리들의 인식에서 벗어나 있던 사회복지사들의 인권을 이야기 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은 듯하다. 어쩌면 사회복지사의 인권을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무슨 소린가 하는 분들이 많을 듯하다.
 
그만큼 서비스제공자의 인권에 대한 문제는 일반 국민들에게 낮은 관심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사회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복지전문가가 실천현장에서 상해를 입는 경우는 너무나 흔하게 일어나고 있으며 그 안전대책은 전무한 상태이다. 경북노인전문보호기관에서 상담하던 사회복지사가 칼에 찔려 중태에 빠진 사건, 알콜중독자가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앙심을 품고 방화한 사건, 동사무소 전담요원이 수급자들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일까지 심심찮게 언론보도에 나타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며, 들어나지 않은 것은 그보다 훨씬 더 많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06년 발표한 연구결과에서 보면 부랑인복지시설의 67.5%, 정신요양시설의 69.1%가 클라이언트로부터 위험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의 2008년도 발표에도 아동보호전문기관 중 85%의 기관 종사자들이 신변에 위협을 느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8월 한국사회복지사협회의 사회복지사 안전실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사회복지사 56.8%가 클라이언트 폭력을 직접 경험하였으며, 수시 폭력은 전체 응답자의 20%로 조사되었으며, 이중 언어적 폭력이 31.6%, 신체적 폭력이 26.7%, 성적폭력도 6.2%로 조사되었다. 가해자로는 클라이언트가 70.8%로 가장 많았으며, 클라이언트 가족 18.4%, 클라이언트 학대자 7.9%로 조사되었다.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과 사회복지사의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서 정부는 2011년 3월 30일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및 지위향상을 위한 법률’(이하 ‘처우법’)을 제정하였으며, 이날을 기념하기 위해 3월 30일을 사회복지사의 날로 정하고 있다.
사회복지사는 ‘사회복지사업법’이 유일하게 규정하고 있는 사회복지전문가다. 이러한 의미에서 사회복지사의 인권은 단순히 사람으로서의 권리라기보다는 전문가적 서비스를 제공할 권리라 할 수 있으며, 이 때문에 국가로부터 신분을 보장받아야 할 전문직업군으로서의 지위와 역할, 사회적 책임을 갖는다고 할 있다.

2011년 제정된 처우법은 2012년 1월 1일부터 시행하게 되는데 제1조 목적에 보면 “사회복지사 등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고 신분보장을 강화하여 사회복지사 등의 지위를 향상하도록 함으로써 사회복지 증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 주변에서는 여전히 사회복지사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 대해 지방자치시대를 맞이하여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장의 앞서 지켜야 할 당위적 과제이기도 하다.  이러한 책임 하에 광역자치단체로서는 최초로 경기도가 지난 4월 22일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및 지위 향상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였으며, 기초단체로서는 전국에서 최초로 오산시 의회가 지난 6월 3일 ‘사회복지사 처우개선과 지위 향상을 위한 조례’를 제정하였으며, 현재 평택시, 안산시, 안양시 등 경기도내 다른 기초자치단체에서도 조례제정을 위한 활발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앞서가는 경기도가 다른 광역자치단체나 기초자치단체에 비해 선두적 역할을 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환영 할 만한 일이다.

우리 이천시도 사회복지에 대한 관심만큼은 다른 자치단체에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제 사회적 약자인 클라이언트에 대한 지속적 관심과 더불어 그들의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함께 만들어가는 사회복지사에게도 조금 관심의 영역을 나누는 변화가 필요할 것이다.  사회복지사의 사기저하, 고용불안, 스트레스, 업무과중, 안전위협, 서비스 직군간의 차별 등을 넘어서  사회복지사가 그들에게 주어진 책임을 더 잘 수행하기 위한 처우개선과 사기진작 및 서비스 수행중 신변안전보호, 근무환경개선, 조사연구, 교육 및 훈련, 인권 및 권리옹호, 경력관리 등을 포함한  ‘처우법’과 같은 기본틀이 갖추어지고 그 틀 속에서 그들이 좀 더 안전하고 행복한 가운데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속히 만들어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