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시의 대표적 통합 브랜드인 ‘임금님표이천’이 대한민국 각종 브랜드 대상은 물론, 농산물브랜드 분야에서 올해까지 9년 동안 연속으로 대상을 수상하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고 있지만 정작 이천시가 유사브랜드를 만들고선 묵인하다는 지적이다.

이런 이유에는 이천시를 대표하는 브랜드 ‘임금님표 이천쌀’이 유사하게 판매되고 있으며, 이를 이용한 가공품들이 마치 이천지역의 쌀을 이용하는것과 같은 유사 상호를 사용하고 있어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는 이유다.

▲ 이천로컬푸드 매장

▲ 로컬푸드에서 판매하는 이천쌀

이천시는 지난 2007년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까지 ‘이천쌀’이라는 유사상호의 쌀이 범람할 당시 ‘임금님표 이천 브랜드관리본부’는 이를 규제하기 위해 지적재산권 등에 대해 등록을 마치고 ‘임금님표 이천쌀’이 아닌 다른 이천쌀은 이천쌀이 아니다고 규정했다.

또 ‘임금님표 이천 브랜드관리본부’는 임금님표 이천쌀을 사용하는 가공식품 등에도 엄격한 규정과 검사를 통해 ‘임금님표 이천’ 브랜드를 사용하게 했다.
그러나 최근 이천시는 막대한 예산을 매년 투입하며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는 것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장거리 운송에서 발생되는 이산화탄소를 줄여 환경보호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이천로컬푸드사업을 실시했다.

또 이천로컬푸드직매장에서 판매되는 농산물은 정부 GAP(우수농산물인증제도)기준에 의하여 이천시장이 인증한 농산물만을 판매한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이곳에서 판매되는 이천쌀은 이천농가에서 지은 쌀을 일반 정미소에서 도정하고  정미소 포장지로 포장한 상품이었다.

이천을 대표하는 채소브랜드 '임금님표 이천채소'는 지난 2005년 이천시 농협연합사업단이 발족되고 2011년단월동에 산지유통센터사 설립된 후 '자올린'으로 명칭을 변경하면서부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 이천에서 만들어져 판매되는 막걸리

이후 자올린은 수도권 채소류 대표 브랜드로 거듭나며 유통망 전국 확대는 물론 수출 시장까지 개척하면서 농민들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러나 이천로컬푸드에서 판매되는 채소 역시 대부분이 개인 농사 제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이천시를 알리는 브랜드는 쌀, 한우, 채소 등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천시에서 만든 로컬푸드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왜 브랜드화 하지 않았을까?

이런 이유에는 ‘임금님표 이천’ 브랜드를 관리하는 이천시 농정과와 이천로컬푸드를 관리하는 농업기술센터의 서로의 완력싸움에 따른 엇박자 행정이라는 추측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한 ‘수요미식회’라는 유선방송에서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맛있는 밥이라는 주제에서 ‘이천쌀’은 호불호가 갈린다는 설명을 했다.

그런 이유로는 “이천쌀이라고 모두 이천쌀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소비자들은 ‘임금님표 이천’이라는 브랜드를 선호하고 찾는다. 그러다보니 ‘이천’이라는 유사상호를 사용한 쌀, 가공식품 등도 ‘임금님표 이천’ 브랜드로 착각한다는 이유다.

실제 이천로컬푸드에서 판매되는 정미소 이천쌀에는 가로,세로 2cm 정도의 스티커를 이용해 생산자의 이력이 붙어 있다. 그러나 다른 마트에서 판매되는 일반 국내산 쌀로 도정한 쌀도 똑같은 포장지를 이용하고 있어 전문가가 아니면 구분이 힘들다.

또 정미소에서 도정되는 이천쌀이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실제 율면농협에서 개발 판매하는 잡곡에도 ‘임금님표 이천’ 브랜드를 사용하지 못한다. 자칫 타 지역의 잡곡에 섞일 수 있다는 이유다.

이와함께 최초 ‘임금님표 이천막걸리’ 브랜드를 사용한 A막걸리 업체는 최근 시설미비로 인해 ‘임금님표 이천’ 브랜드를 반납했지만 ‘이천 생 막걸리’라는 상호를 사용하고 있고 소비자들은 이천쌀로 만든 막걸리로 착각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A업체 막걸리 성분을 보면 일부는 수입쌀 100%로 만들어진 막걸리였다.

이렇듯 소비자들은 단순히 ‘이천’이라는 브랜드만 보고 제품을 구매하고 손해를 보고 있다.
또한 이를 관리해야할 이천시가 또 다른 유사 ‘임금님표 이천’ 브랜드를 키우고 있는 실정이다.

사용하기 힘든 ‘임금님표 이천’ 브랜드
이런 문제점 해결을 위해 이천시는 지난 2009년 농·축특산물 통합 CI&BI 개발을 위해 용역을 진행하고 통합브랜드를 추진했다.

현재 ‘임금님표 이천’상표권 중 축산분야는 이천시가 전권을 소유하고 있으며, 농산분야(곡류, 엽채류)는 시와 농협이천시지부가 50%씩 소유권을 나눠갖고 있다.
즉 임금님표 이천‘브랜드는 이천시와 농협의 엄격한 조사에 거쳐 승인을 받아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천에는 이천의 특산물을 이용한 가공식품과 농산물이 많이 있지만 그 모든 것에 ‘임금님표 이천’ 브랜드를 사용하지 못한다.

대부분이 개인사업이고 영세하다보니 ‘임금님표 이천’ 브랜드 사용 규정에 적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기 때문에 이천시는 이런 이천을 대표할 수 있는 가공식품과 특산물에 보다 실질적인 브랜드화가 필요하고 그 브랜드가 이천시를 대표할 수 있는 단일화가 시급한 실정이며 숙제인 것이다.

브랜드 한 관리자는 “이천시 농업을 지금의 단계보다 더 높고 멀리 비상하게 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매체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후죽순처럼 각기 다른 상표(브랜드)가 쓰이는 것에 문제의식을 갖고 통일된 기본 브랜드 디자인으로부터 새출발 해야 한다”며 “이천에 농축특산물을 한마디로 대변해줄 수 있는 브랜드가 이천시에는 부재중이다. 대한민국 1%를 지향하는 이천시 농업이 되기 위해서는 가장 근간이 되며 필수요건인 이천시 농축특산물을 대변하는 브랜드가 하루빨리 정립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철저한 검증과 심사를 통해 엄선된 농축특산물에 한해 사용을 허용·전제되어야 고급화, 고품질화 된 1%시장을 겨냥한 명품브랜드로 육성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만 10살된 ‘임금님표 이천’ 브랜드 탄생은

임금님께 진상하던 이천쌀의 이미지를 최대한 부각시킨 ‘임금님표 이천쌀’ 브랜드가 탄생(상표등록)한 것은 지난 1995년 6월이었다.

이천시와 관내 10개 농협이 공동 사용권을 갖는 방식으로, 쌀 브랜드의 상표등록은 국내 첫 사례였다.
이천쌀이 브랜드화하기까지는 적지 않는 곡절을 겪었다.

1993년 의장등록을 포함한 이천쌀 상표 등록안을 마련, 이듬해 특허청에 상표등록 출원서를 제출했지만 거절당했다.
이미 등록된 ‘왕·wang’과 ‘king·킹’과 유사하다는 이유였다.
 
또 ‘이천에서 재배된 쌀’과 관련 없는 상품에 사용할 경우 일반 소비자들이 오인할 우려가 있다는 점도 거절 사유였다.

이에 이천시는 ▲1995년부터 국내 농산물의 원산지 표시제가 의무화된다는 점 ▲쌀 수입 개방으로 외국의 상표(미국 LA의 '이천쌀‘ 등)가 침투할 수 있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와 함께 이천쌀 상표의 지정쌀을 ‘이천에서 재배된 쌀’로 인정한다는 보완 조처를 약속함으로써 상표등록증을 받기에 이르렀다.

이천쌀의 마케팅 전략은 3개 기관의 공동 협업 체제로 펼쳐지고 있다.
이천시는 예산 등 행정지원을, 농협은 고품질 생산을 위한 생산지도와 품질관리 등 유통과 판매를, 이천시브랜드관리본부는 홍보와 판매를 전담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이천시가 보증하는 품질인증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농산물 부문에선 전국 처음으로 ‘리콜제’를 도입했다.
TV와 지하철 등 다중 이용 시설에서 이천쌀 광고를 자주 볼 수 있을 정도로 홍보에도 적극적이다.
이같은 마케팅과 홍보전략에 힘입어 이천쌀의 생산량은 1997년 5만3165t에서 2004년 4만9722t으로 줄었지만, 같은 기간 매출액은 1192억원에서 1292억원으로 늘었다. 쌀값 하락세 속에서 거둔 실적임을 감안하면 고급화가 이뤄졌음을 보여준다. 이천쌀의 가격은 20kg들이 기준으로 5만원대에 이른다.

보통쌀(저가미) 가격이 3만원대인 데 견줘 60∼70%가량 비싼 셈이다.
이천시는 이천쌀 브랜드의 자리를 굳히기 위해 농약 사용 축소, 가공저장 시설 현대화, 포장 개량, 리콜제 확대, 출하조정제 등 방안을 마련하고 추진했다.

이천쌀은 지금까지 작지 않은 성과를 올렸지만, 앞날이 마냥 밝은 것만은 아니다. 쌀시장 개방,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진 등 농촌·농업을 옥죄는 굴레에서 앞으로 이천쌀 또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