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에 살면서 제 할 말을 못하고 사는 사람들도 있다.

밥줄이 엮인 사람들, 텃새 때문에 꼭 한 박자를 쉬어야 하는 사람들, 고향 선후배 관계로 침묵해야 하는 사람들. 이는 모두 한자리 하는 사람들의 고민이다.

권력의 관계에서 자유로운 이천시민이라면 이러한 불편함은 없으리라. 대한민국에서 소위 집권세력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이천에도 존재한다. 그들은 정치적 세력을 모은다. 그리고 이해관계를 나눈다.

근래 주목받고 있는 영화 ‘내부자들’에서는 정치권을 둘러싼 각종 비리를 다루고 있다. 현실세계에서도 존재하는지 모르지만 정치인을 만드는 과정에 성접대, 학연과 지연, 권력에 승복하는 검찰 등을 묘사하고 있다. 한 평론가는 한국 정치권 비리의 일정량을 고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언할 수는 없지만 필자의 생각에도 정치는 이러한 권력들의 부적절한 관계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과거 이천은 정치적으로 현 집권여당의 깃발을 꽂으면 승리하는 곳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현 유승우 국회의원 사모의 부적절한 처신 때문에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연)과 새누리당이 공존하는 도시가 됐다.

이 때문에 현 조병돈 시장은 무난하게 기호 1번에서 2번으로 옮겨 당선할 수 있었고 시의회에서도 새누리당 시의원들의 내홍으로 새정연 정종철 의장이 당선됐다. 그리하여 이천시는 무소속 1명, 새정연 5명, 새누리당 5명의 시대가 되었다.
정치적 균형감을 얻었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크게 변화는 없다는 목소리도 있다.

최근 새누리당 이천시조직위원장 여론조사가 진행되었다. 그런데 새누리당 김무성 당대표의 오픈프라이머리[open primary]로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한 다짐은 어디가고 새누리당 이천시조직위원장을 뽑는 자리는 낙하산의 차지가 되어 버리고 말았다.
이천시민 중 새누리당원이라면 화를 내야 하는 대목인데 그다지 큰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인사가 만사’ 라는 말이 있다. 인사가 중요하기는 중요한가보다. 한나라의 대통령에서부터 지자체 시의원까지 그들의 권력을 통해 돌아가니 말이다.
 
하지만 이천은 사람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 정당중심의 정치인은 정당의 대변인 일 수밖에 없다. 정당의 존재를 비판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을 보지 않고 정당에 의지한다면 눈가리고 코끼리 다리 만지는 것과 무엇이 다르랴.

이제 이천은 현 여당의 공천으로 당선한다는 공식은 통하지 않는다. 사람냄새 나는 사람, 시민을 위해 할 말하는 사람을 선택하는 공식이 생겼다. 시민이 만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