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군에 있을 때 ‘충성(忠誠)’이라는 경례 구호를 자주 외치곤 했다. 
그런데 이 충성이라는 용어를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종종 입에 올리곤 한다. 
하지만 진정한 충성의 의미를 왜곡해서 사용하는 것은 아닌지 가끔은 혼란이 올 때가 있다. 

어쩌면 필자도 그러한 실수를 했었는지도 모르겠다.
  어느 강연에서 공자가 말한 ‘충(忠)’의 참의미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것처럼 국가를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치는 또는 기관의 대표에게 무조건적 복종을 뜻하는 것이 아님을 알게되었다. 
진정한 의미의 충(忠)은 가운데 중(中)과 마음 심(心)의 두 글자가 합쳐진 것으로 ‘마음의 중심을 잡고 흔들리지 않는 것’이란 의미라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다시말해 무조건적 충성심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중심을 잡고 흔들리지 않아 도덕적으로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판단하고 그 판단을 행동으로 옮기라는 뜻이 있다는 것이다.
공자님께서는 충은 순종이 아니라 엄정한 도덕적 결단과 시행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우리사회에서 충성이라는 이름으로 상사나 웃사람의 눈치를 살피며, 상사나 웃사람의 지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상사나 웃사람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죄와 허물을 대신하는 경우를 보게된다. 
그러한 행동은 공자가 말씀하신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도덕적 기준이 아니라 맹목성에 따른 행동인 경우가 많다.
 
때로는 직·간접적 지시에 따라 ‘사회적 정의’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것은 공자가 말씀하신 진정한 충심의 실천이 아니다.  그것은 상급자의 도덕적 결단과 실천을 방해하는 것이다.
르네상스 말기 이탈리아 사상가로 ‘군주론’의 저자인 마키아벨리는 자기를 지킬 수 있거나 망칠 수 있는 힘이 있는 사람에게 충성을 바치는 것은 당연하고 옳다고 했다. 

다시말해 자신에게 어떤 큰 힘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고 따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이치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진정으로 상사나 상급자, 윗사람을 보필하고 따르는 것은 그 사람이 올바른 도덕적 선택을 통해 가정과 회사, 더나아가 국가를 통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비도덕적이고 비합리적이며, 충동적이고 리더의 욕심을 채우기 위한 선택에는 마음의 중심을 잡고 흔들리지 않은 가운데 사회적 정의와 도덕적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보좌하는 것이 진정한 충성심이라는 것이다.
요즘처럼 사회적, 정치적 변화가 많은 때에 ‘충성’의 참의미를 새롭게 생각해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